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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지 스웩’-탈북 청년의 코리아 드림 “부딪히면 뭐든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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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3 10: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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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지 스웩’-탈북 청년의 코리아 드림 “부딪히면 뭐든지 된다”

 

화제의 인물 / 탈북 래퍼 강춘혁

 

백요셉 미래한국 기자 webmaster@futurekorea.co.kr

2017.01.06

         

3만 명에 이르는 국내 탈북자들 중 유일한 래퍼 가수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강춘혁 씨(31)가 지난 12월 16일 홍대 부근의 한 음식점에서 쇼케이스 공연을 열었다. 이날 공연에서 그는 북한의 실상을 담은 두 번째 자작 신곡 ‘For The Freedom’ 등 힙합 3곡을 선보였다. 사단법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이 후원한 이번 공연에서 강 씨는 기관총처럼 빠른 가사와 리듬으로 북한독재체제를 비판하고 그 참혹한 실상을 신랄하게 폭로해 내외신 언론들과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 지난해 11월 자신의 신곡을 발표하고 있는 탈북래퍼 강춘혁씨 / 연합

북한 경제난이 최절정이었던 1998년, 가족과 함께 북한을 탈출해 2001년 한국에 입국한 강 씨는 이전부터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상을 알리는 최초의 탈북민 래퍼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품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2014년 중순 경, 한 케이블 방송의 예능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시즌3’에 출연해 북한 김정은과 리설주를 비판하는 충격적인 랩을 선보여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그는 리설주를 향해 “거기 있는 리설주가 조국의 어머니. But she is not my 어머니. 내 어머니가 아오지에서 얻은 건 결핵. 땅굴 판 돈 착취해서 만든 것은 핵”이라는 공격적인 가사를 힙합으로 선보였다. 김정은에 대해서는 “배에 살이나 빼, 난 두렵지 않아 공개처형, 그래서 여기 나왔다 공개오디션”이라며 시원한 독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내 고향 온성, 많은 탈북자들은 싫어해

함북 온성이 고향이라고 밝힌 강 씨는 많은 탈북자들이 자신의 고향인 온성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탈북한 사람들이 그쪽으로 하도 많이 북송되어 잡혀 오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강 씨는 12살 중학생 때 북한을 탈출한 후 가족과 함께 중국에서 4년 정도 머물렀다고 한다. 한번은 중국 공안에 가족 모두가 체포되어 북송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그는 “부모님과 함께 오다가 한번 잡혀서 북송되는가 싶었죠. 그때 일행 중에 사촌형도 있었는데 중국 감옥에 같이 있다가 사촌형이 먼저 탈출했습니다. 남은 가족은 아는 사람들한테 도움을 청해서 간신히 북송을 면하게 되었어요. 그 후에 태국을 경유해서 캄보디아를 거쳐 남한에 오게 되었습니다.”

“동근(YDG)형은 저에게 멘토나 다름 없습니다”

강 씨는 3만 명 탈북민 중 래퍼로서 유일한데 어떻게 랩을 할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원래 장난삼아 가사를 써 본 것이 처음이었는데 그 형(양동근)이 오디션 프로그램 추천해줘서 나가게 되었습니다”고 답했다. 그는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양동근 씨와의 돈독한 인연도 소개했다.

“처음에는 사이트를 개설해서 후원을 받아보려고 했지만 그게 잘 안 되었어요. 그때 쇼미더머니 오디션이 있다고, 동근이 형이 ‘나가봐라. 심사 볼 때 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프로듀서로 나간다’고 해서 나갔었죠. 심사를 볼 때 동근 형이 진짜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 난 이제 살았다’ 하고 생각했죠.”

그는 그 인연으로 양 씨에 대해 각별한 정을 드러냈다. “힙합 부분에서는 동근 형이 저의 멘토나 다름없어요. 어찌 보면 그 형 때문에 힙합의 첫 시작을 떼게 되었고,  이쪽 세계를 알게 된 거죠.” 양동근 씨는 2015년 자신의 작품인 ‘블랙가스펠2’ 시사회에 강춘혁 씨를 특별히 초대하기도 했다.

▲ 탈북자 출신 래퍼에 대해 남한사람들은 대부분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었다고 강춘혁씨는 말했다. / 연합

“어떤 분은 나보고 ‘아오지 스웨거’라고 불러주시더라고요. 북한 출신이지만 잘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다행히 안티가 별로 없고 대부분 응원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 온 경험이 있으니까, 그걸 무시하지는 못하겠죠.” 탈북자 출신 래퍼에 대해 남한 사람들은 대부분 응원의 박수를 보내줬다고 강 씨는 말했다.

그는 “적지 않은 남한 사람들이 북한에서 온 우리의 이질적인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우리가 항상 탈북자라는 정체성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말고 당당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한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어느 정도의 선입견으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도 마찬가지로 남한 사람들에게 대결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먼저 남한에 온 탈북자로서 후배 탈북 청소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부딪치면 뭐든지 어떻게든 된다”는 말이라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도 절실한 것이 바로 강 씨와 같은 마음가짐이 아닐까 고개가 끄덕여졌다.

 

북한인권 운동에도 빛났던 재능

강 씨의 뮤직 비디오 앨범과 이번 공연을 후원한 김영자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이 그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특히 그는 강 씨가 남한 입국 초기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고 기특해 했다. “강춘혁 씨는 한국에 와서 하나원에 있을 때부터 알고 있었고 그의 재능을 그때부터 익히 알고 있었어요.”

김 사무국장은 그 와의 만남에서 단박에 재능을 알아봤다고 했다. 지난 2002년 하나원을 수료한 강 씨가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운영하는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한겨레 계절학교에 왔을 때부터 그림 솜씨가 범상치 않았다고 했다. 또한 “강 씨는 또한 북한식 만담(재담)도 상당히 잘 했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 친구가 나중에 미술 등 예술가로 잘 성장할 수 있겠다’고 내심 생각했다고 한다. 북한인권 운동과 관련해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인권국제회의에 같이 갈 것을 강 씨에게 추천한 것도 그런 판단 때문이었다. 그리고 강 씨 본인이 겪은 사연을 그림으로 그려 국제회의장에서 사진 전시회도 열도록 해 줬고, 강 씨를 증언자로 내세우기도 했다.

김 사무국장이 강 씨에게서 힙합에 대한 재능을 발견한 것도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다. 김 사무국장은 강 씨의 힙합 공연을 뮤직 비디오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2년 전부터 뮤직 비디오 제작을 시작하게 되었다.

재정문제로 제작에 어려움을 꽤 겪었지만 사명 의식을 가진 여러 전문가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뮤직 비디오 제작을 완성했다. 김 사무국장은 특히 이런 예술 공연이 북한인권을 보다 널리 알리는 또 하나의 훌륭한 방식이 되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북한인권시민연합)가 탈북 청소년들을 모두 도울 수는 없겠지만 특별한 재능을 가진 청소년들을 잘 키워 탈북 사회의 롤 모델로 만들어 주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 사무국장은 남한에 온 탈북 청소년들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열심히 하면 미술가도 작가도 될 수 있고, 강 씨처럼 힙합가수로 대중문화계에서도 활동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국내 입국 탈북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길을 터주는 사업을 더욱 활발하게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탈북 청소년들에게는 자신감이 우선

김 사무국장은 “강 씨가 미술과 함께 랩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잘 다듬어 가면서 세상을 보는 눈을 점점 넓혀 가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강춘혁 씨는 이날 진행된 토크쇼에서 자신의 노래나 그림을 통해 남한 사람들이 북한과 탈북자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잘 이해하고 알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언젠가 통일이 됐을 때 남북 청년들이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미술·음악인으로서 제 꿈”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탈북 래퍼로서 자신의 고유한 영역을 개척해가는 그의 눈빛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쇼미더머니시즌3 이후 못다한 이야기를 랩 가사에 담아 부르는 그의 모습은 유난히 빛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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