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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재일 한인 북송사업은 국제 범죄...유엔 조사, 책임 추궁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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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0 10: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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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한인 북송사업은 국제 범죄...유엔 조사, 책임 추궁 나서야" 

기자 김영권

2020.11.9 6:43 오후

 

 

 

1960년 일본의 재일한인들이 북한 선박 만경봉호를 타고 북송되고 있다. 

 

 

 

 

재일 한인 북송사업은 강제실종과 노예화에 준하는 국제 범죄로 유엔이 조사와 책임 추궁에 나서야 한다고, 한국의 인권단체가 촉구했습니다. 또 일본 정부와 국제적십자사도 북한에 북송 한인들의 소재 파악과 자유로운 왕래를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정권이 지난 1959년에서 1984년까지 벌인 재일 한인 북송사업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가 2014년 최종보고서에서 납치와 강제실종 등 반인도적 범죄로 분류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6년이 지나도록 진상 조사나 책임 규명 움직임이 없고 관련국과 기구들의 침묵이 이어지자 비정부기구들이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9일 발표한 106쪽에 달하는 새 보고서(지상낙원으로 간 그들은 어디에-기만적 북송사업과 강제실종)에서 재일 한인 북송사업은 거대한 조직적 기획을 통해 이뤄진 ‘강제 이주’이자 ‘노예 거래’란 사실이 조사를 통해 더욱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NKHR)이 9일 서울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요안나 호사냑 부국장(왼편)과 김소희 선임간사

 

 

[녹취: 김소희 선임간사] “북송사업은 허위정보의 주입, 기만, 협박, 사회적 압력, 꾸며낸 동의, 일본 내 재일 조선인의 처우에 관한 주의 의무의 의도적 결여 등 외부 영향으로 인해 재일 조선인의 자발적 선택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따라서 재일교포의 북송은 강제이주, 노예화, 현대적 개념의 인신매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옛 소련, 배후에서 북송사업 조직적 지원

 

김 선임간사는 이 단체가 9일 서울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북송 피해자와 가족 등 19명을 인터뷰해 102건의 사례들을 포괄적으로 분석한 결과,  북송 사업은 북한 당국과 일본 내 친북단체인 조총련뿐 아니라 옛 소련까지 배후에서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소련은 기획단계부터 북한과 긴밀히 소통하며 실무적인 사업뿐 아니라 “북송 선박과 해군 호위, 북한 적십자사협상단의 제네바 체류비용 등을 지원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는 겁니다.

 

일본 정부와 국제적십자사도 책임

 

이 단체의 요안나 호사냑 부국장은 일본 정부와 일본 적십자사, 국제적십자사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북송사업은 재일 한인들의 자유 의지에 따라 북한으로 간 인도적 귀환사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녹취: 호사냑 부국장] “This is what the North Korean government wants us to believe what the Japanese government, the Japanese Red Cross, and the International Red Cross community which overseen this whole operation,”

 

인도적 귀환사업이란 주장은 북송사업의 책임자인 북한 정부와 이를 감독한 일본 정부, 일본 적십자사, 국제적십자가 책임을 회피하고 세계가 이를 믿도록 하는 차원에서 나온 주장이란 겁니다. 

 

호사냑 부국장은 일부 국제적십자사 자료들을 인용해 북한이 지상낙원이 아님을 깨달은 초기 북송 한인들이 북송사업은 사기이며 북한으로 오지 말라는 경고 편지를 보냈지만, 국제적십자사와 일본 정부가 이를 알고도 사실상 중단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을 지상낙원으로 믿고 북한으로 이주한 재일 한인과 가족이 25년간 9만 3천 340명이며, 이 가운데는 1천 831명에 달하는 일본인 아내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강제실종자 다수 발생해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보고서에서 북한으로 이주한 재일 한인 대부분이 한반도 이남 출신이어서 성분 차별을 받았으며, 불만을 제기했던 사람들과 가족들은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는 등 실종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소희 선임간사는 1977년에는 15호 요덕관리소 내 혁명화 구역에만 4천여 명의 재일 북송 한인 당사자와 연좌제로 끌려온 가족들이 수감돼 있었다는 증언들도 있다며, “이들은 불만을 제기하거나 탈북을 시도하다 강제실종과 강제구금의 큰 피해자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소희 선임간사]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릴 수 없고, 불만을 제기할 수도 없으며, 탈북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북송자들은 자유를 완전히 박탈당한 채 북한에 억류됐습니다.”

 

 

 

 

재일조선인 북송 사업에 의해 북한에 갔다가 다시 고향인 오사카로 돌아와 살고 있는 여성. 일본으로 다시 돌아온 북송 재일조선인과 자녀들은 소외감과 언어 문제 등으로 재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정부, 북송사업은 납치와 달라

 

북한 당국은 그러나 모든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일본 정부나 적십자사는 한인들이 자진해서 북한으로 갔기 때문에 ‘납치’와 다르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와 함께 옛 북송사업 피해 당사자들의 소송을 지원하는 와세다대학 공익 법률사무소의 시라카 아츠시 변호사는 과거 VOA에, 북송 한인들은 “일본 법률상 거짓 선전에 속아서 사실상 약취(납치)된 피해자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도 사실상 가해자란 무거운 짐이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일본 내 인권단체들은 VOA에, 한인 북송사업을 납치가 아닌 자진 입국으로 보는 시각이 일본 주류사회에 팽배해 있으며, 조총련이 당시 일본 공산당과 연대해 사회주의 혁명 활동도 했기 때문에 귀국자들에게 동정심이 일본 사회에 거의 없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북송 피해 당사자와 가족이 이 때문에 진실과 정의를 위한 싸움을 계속해 줄 것을 자신들에게 요청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에 10여 건의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이 조사해 책임 규명해야

 

그러면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와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유엔 강제실종그룹(WGEID) 등이 이 문제를 반인도적 범죄의 일환으로 조사에 착수해 국제형사사법체계를 통해 범죄에 대한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국제적십자사는 재일 한인 북송에 관한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일본 정부는 북송 피해자들에 대한 신상 파악과 함께 북한에 북송 한인들의 자유로운 북-일 왕래 등을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아울러 북한 정부와 조총련은 강제 이주의 책임을 인정하고 가족 간 소통이 이뤄지도록 허용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