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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 꿈꾸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그 곳, 북한 ⑧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 :
2019-03-15 14:44:30
조회수 :
145

꿈꾸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그 곳, 북한 ⑧

 

 

탈출하다

 

그런데 정말 웃기는 일은, 보위부에 들어갔을 때 주변에 살인, 강간, 강도, 절도를 한 이런 사람들은 저보다 룰루랄라 하면서 지냈습니다. 나는 내가 먹고 살려 애를 썼지, 누구한테 해코지를 한 적도 없습니다. 다만 내가 이제 좀 살기 위해서, 엄마한테 가려고 했는데, 그게 정치범이라고, 그 사람들 보다 더한 처벌을 받는다는 것이 말이 안 됩니다. 

아무튼 저는 도 보위부로 호송되었습니다. 온성에서 무산 쪽으로 가야하는데, 북한은 따로 호송차량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가는 주민들 차를 얻어 타고 갑니다. 일단은 청진으로 가는 차를 얻어 탔습니다. 북한은 한국과 달리 찻길이 비포장도로이고, 청진가는 길은 산을 빙빙 돌아가는 비탈길인데, 저는 정치범수용소로 가느니 벼랑에서 떨어져 자살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회령까지 가게 되었고, 회령에서 다시 청진으로 들어가는 차를 잡으려고, 호송하는 사람들과 잠시 밖에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저를 도망치라고 해도 못 도망갈 얘라고 생각해서 방치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저는 폐인 상태에다 제정신도 전혀 아니고, 딱 봤을 때 전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도망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들이 잘못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화장실 간다고 하고 도망쳐 버렸습니다. 

 

 

산 속에서 살아남다

 

신고당할 까봐 도로로는 못가고, 산을 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특수훈련을 받은 것도 아니고, 산을 타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냥 북쪽으로 계속 뛰었습니다. 정신적으로는 누가 쫓아오기 전에 빨리 탈출해야 한다는 생각에 빠르게 뛰는 것처럼 느꼈는데, 몸이 정상이 아니니까 사실 벌벌 기어서 산을 탔습니다. 새벽 4시쯤 날이 살짝 밝으니 앞이 좀 보이기 시작하는데, 저기 밑에 제가 처음에 도망쳤던 초소가 보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밤새 주위만 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봉우리로 올라가 산맥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회령, 새천, 동포, 풍계, 풍천, 목골, 정선 등 이렇게 꼬박 삼일 동안 걸어갔습니다. 새천 쪽을 걷는 길에 옆에 수용소 같은 건물이 보이는데, 그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이 담장 밖에서 걷고 있구나, 힘을 내야겠다, 살아야 겠다, 정말 장하다... 이런 생각이 막 우러나오면서 힘이 났습니다. 

 

당연히 삼일 동안 제대로 된 음식은 먹지 못하고, 나무 껍질 손지를 먹었습니다. 소나무 껍질을 벗겨서 돌로 까보면 가운데 새빨간 것이 있는데 그것을 씹어서 먹었습니다. 아니면 이삭주위를 하거나, 눈도 녹여 먹었습니다. 그렇게 삼일 째 되는 날 하체가 축축해서 보니까, 소변이랑 피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몸은 너무 지치고 힘든데, 계속 걷고 있으니까 몸이 버티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정신을 놓게 되면 바로 얼어 죽어버리니까 정신을 잃지 않으려 죽을힘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삼일 동안 280리를 걸었습니다. 평길도 아니고 산길 40km를 정신력으로 걸어온 것이지요(계속).

 

 

죽을힘을 다해 탈출하는 이위력씨